S#10 운동장 / 오전
영수가 가방을 메고 학교를 나온다. 2층 창가에 있던 영국이 영수가 가는 걸 지켜본다.
영수 : (정문까지 와서 뒤를 돌아본다)
영국 : (영수의 보습을 슬픈 눈으로 지켜본다.)
영수 : (뭔가 결심한 듯 가방을 고쳐 매고 씩씩하게 정문을 걸어 나간다.)
s#11 교회 / 오전
청소년 예배 시간에 예배당 셋째 줄에 영수와 영민이 앉아서 예배를 드린다.
목사님의 설교를 경청하고 있다.
s#12 교회 근처 빵집 / 오후
영수와 영민 전도사님이 빵과 음료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전도사님 : (영수의 안색을 살피며) 괜찮은 거야?
영수 : (밝게 웃으며) 네! 전도사님!
전도사님 : (영민에게) 왜? 영국이는 안 온 거야?
영민 : (당황하며 마시던 음료를 내려놓는다) 아... 네... 전도사님
전도사님 : 응?
영민 : 저... 영국이 이제 교회 안 와요
전도사님 : (눈이 똥그래지며 빵을 내려놓는다) 무슨 일 생겼구나?
영민은 영수의 눈치를 살피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쩔쩔맨다. 그런 영민을 전도사님은 의아한 듯 바라보고
영수 :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창밖을 본다.)
s# 13 회상 / 학폭위 열리던 곳 / 오후
영수와 어머니, 박동성과 그의 변호사와 함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앉아 있다.
상선에 판결 내릴 학폭위원이 한 명 앉아 있다. 그 옆에 간이 책상에 앉아있는 간사가 일어선다.
간사 : 이번엔, 박동성 학생 측 변호가 있겠습니다.
박동성 변호사 : (자리에서 일어서며) 증인을 신청합니다.
학폭위원 : (서류를 본 후) 네, 안으로 들여보내세요
문을 열고 영국이 들어온다. 박동성이 들어오는 영국과 눈이 마주친다. 박동성이 눈으로 뭔가를 지시하는 듯한 몸짓을 자.
영국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영국을 의아하게 보는 영수
영국 : (영수의 눈을 피하는 듯, 시선을 아래로, 자리에 앉는다.)
박동성 변호사 : (서류를 들고서 무언가를 보며) 영국 학생!
영국 : (작은 목소리로) 네!
박동성 변호사 : 영수 학생이 화장실 청소하던 날 같이 있었나요?
영국 : 아니... (망설이며) 종례 마치고 영수랑 같이 하교하려고 화장실에 갔는데
이미 다툼이 벌어졌고, 전 곧바로 교무실로 달려갔어요.
영수와 어머니가 놀라며 영국을 본다.
박동성 : (알수 없는 옅은 미소)
박동성 변호사 : 그럼, 누가 먼저 시비 걸었는지는 알 수 없었겠네요
영국 : (고개를 푹 숙이며 떨리는 작은 목소리로) 네
영수 : (다급히) 아니에요! 영국이는 형들이 시비 걸 때 화장실 밖에 있었다고 했고, 증 언해 준다고 했어요!
박동성 변호사 : 그건, 네가 친구라서 도와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단다.
영수 : 아니에요! (영국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영국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꼭 쥔 채로 미동 없이 앉아있다.
박동성 변호사 ; (영국에게) 영국 학생! 이 진술서 내용 맞나요?
영국 : (초췌한 얼굴로 여전히 고개 숙인 채)) 네
박동성 변호사 : (영국에게) "선생님과 함께 화장실에 도착했을 때 영수학생이 동성학생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라고
진술했는데 맞나요?
영국 : (작은 목소리로...) 네...
영수 : (주먹쥔 두 손으로 책상을 내려치며) 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박동성 변호사 : (영수에게) 영수학생! 태권도 유단자 맞죠?
영수 : (뭔가를 직감한 듯 아무 말이 없다)
박동성 변호사 : (다시 영수에게) 태권도 유단자 맞나요?
영수 : 전, 태권도 유단자는 아닙니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변호사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위원장을 향해 말하기 시작한다
박동성 변호사 : 위원장님! 이 사건은 동성애 수업 시간에 짝꿍을 비하하고, 벌칙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던 중
피해자 박동성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영수 학생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툼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피해학생 박동성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신과 자료를 위원장에게 제출하는 변호사
영수 :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니에요! 그 형들이 먼저 시비 걸었어요. 그리고 제가 퇴학당 하게 해 준다고 했어요.
그리고 물동이의 물을 스스로 붓더니 제 손을 가져다가 자신의 목에 얹고 누르는 시늉을 했어요.
(다급히) 영국아! 말해봐! 넌 잘 알잖아! 내가 거짓말하는 거 아닌 거 알잖아!
영수 어머니 : (애타는 눈빛으로) 그래, 영국아! 진실을 말해야지... 응?
고개 숙인 채 대답 없는 영국
학폭위원 : (E) (책상을 치며) 이영수 학생! 진정하세요! 어머니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영수는 자리에 앉고 영수 어머니는 그런 영수의 손을 꼭 잡는다.
박동성 변호사 : 만일 그 형들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면 충분히 셋이서 영수 학생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었겠죠.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하겠습니다.
영수 : (헉...) 그 형들이...
학폭위원 : (OL) (끼어들며) 판결 내리겠습니다.
영수는 눈물을 글썽이며 원망의 눈초리로 영국을 바라본다. 그런 모습을 박동성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현재)
영민 : (영수에게 ) 영수야! 뭘 그렇게 생각해? (우유 건네며) 이거 먹어, 먹고 기운내!
영수 : 응! 고마워
그런 모습을 전도사님은 걱정스레 바라본다.
s# 14 학폭위가 끝난 회의실 안 / 오전
영수에 대한 학폭위 결정이 내려진 후 학폭위원장은 회의실에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학폭위원 : (일어서서 굽신 거리며 두 손으로) 네, 네, 대표님
대표님 : ....
학폭위원 : 네, 시키신 대로 잘 조치 했습니다.
대표님 : ....
학폭위원 : 별말씀을요, 이런 일은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 : ...
학폭위원 : 그럼요, 그럼 다음 주에 한번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는다.)
밖에서 누군가 똑똑 문을 두드린다.
학폭위원 : 네! 들어오세요.
박동성 변호사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박동성 변호사 : (미소 지으며) 위원님
학폭위원 : (미소 지으며) 네, 아직 안 가셨어요?
박동성 변호사 : 대표님과 통화하셨나요?
학폭위원 : (미소를 지으며) 네, 방금 통화했습니다.
박동성 변호사 :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학폭위원 : (조금 난색을 표하며) 음... 이번이 벌써 네 번짼데, 동성 학생 단속 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박동성 변호사 : (멋쩍은 듯) 아! 그렇죠! 그런데, 워낙 제멋대로라!
학폭위원 : (가방을 챙기며)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간 감사에 걸릴 수도 있어요.
박동성 변호사 : 네, 제가 잘 말해두겠습니다. 다음에 대표님이 부르실 때 그때 봬요!
학폭위원이 손을 내밀자 박동성 변호사가 악수를 하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