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7 안수 기도 제목 : 안수기도 by J앨리 김 [개인 창작물입니다 - 마음대로 도용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양을 향에 뻗은 손 온몸의 죄를 끌어모아 염치없이 네게 얹는다 다정한 손짓이 너를 배신해도 그런 운명의 너를 안다는 듯 체념의 너는 순하구나 떨리는 기도는 무죄한 너를 유죄 한 네가 되게 하니 나의 더러움이 뻗어나갈 네 혈관은 여유롭게 오갔던 너의 붉은 피의 강줄기 네 심장을 지나 너의 사지로 가던 혈기를 힘차게 걸을 한가로울 네 일상을 망쳐버린 나, 죄인의 손 그렇게 흘려보낸다 숨겨둔 죄들을 그런 널, 창으로 찔렀다. 도살의 경험이 없던 난, 피맺힌 원수를 찌르듯 쉼 없이 널 찔렀다. 그런 날 애처로이 보는 너의 눈을 통해 언약대로 펼쳐질 본향의 세계를 본다 죽음을 한낮 종이처럼 찢어버리는 순종의 능.. 2023. 5. 17. 말이 된 사람 제목 : 말이 된 사람 by J 앨리 김 [개인 창작물입니다 - 마음대로 도용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말은 사람이 되어 길을 걷는다 말의 주인을 찾지 못해 아득히 먼 길을 나서지만 땅의 말들은 번잡하고 얕게 깔린 걸림돌 선지자의 입을 통해 전설이 된 곳 꿈으로도 가본 적 없어 형용할 수 없는 그곳은 참말의 에덴 입 밖의 상황은 더 곤란하여 주인을 잃은 두 눈이 멸망으로 치닫는 도시를 삼키면 놀란 입술의 말은 더듬어 가는 길을 짧게 한다 되돌아갈 수 없고, 멀리 미리 가본들 뾰족한 수도 없어 사람의 말 안에 매인다 말 많은 세상이나, 듣기에 적합지 않고, 말할 수 없이 민망하다 사람의 생이 짧듯 사람의 허무한 말도 그 생명력은 짧구나 지혜자의 말로 비롯된 사람 참말로 굶주려 출처 모를 말들을 밥 .. 2023. 5. 17. 구원의 강강술래 제목 : 구원의 강강술래 by J앨리 김 [개인 창작물입니다 - 마음대로 도용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지구의 치리자 인 듯 으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지만 “사망”의 눈치를 보는 “종”의 신세는 감춰둔 치부다 덤벼들 용기 없이 오히려 “영원은 없다”로 끝을 맺는다 “어쩔 수 없다”는 궁색한 말은 으뜸으로 초라하다 오늘을 걷고 또 오늘을 걸어서 오늘 끝나는 순례의 길이지만 오늘 끝나지 않을 그날을 위해 도움의 손을 내밀자 언약으로 엮인 둥근 손들은 “영생”이 담긴 동근 띠 희생을 자처한 한 손만이 희생될 다른 손을 붙든다 처음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손해 보는 한 손이 다음 손과 끈끈이 이어져 언약의 띠를 잇는 수많은 손들 둥근 땅을 도는 둥근 노래! 둥근 생명 강강술래! 생명의 처음 손이 끝 손을 .. 2023. 5. 16. 옥토 제목 : 옥토 by J앨리 김 [개인 창작물입니다 - 마음대로 도용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드려요^^] 바람이 부니 데굴데굴 데구루루 자갈 굴러가는 소리 이이가 이렇게 던진 것 하나 저이가 저렇게 던진 것 하나에 하나 더 말이 “씨”라며 밭에 툭 뱉어 놓더니 병든 씨, 욕 든 씨, 거짓이 물든 씨 짱돌만 한 “말”이 밭에 뒹구니 황무지 같을 수밖에 똑같이 갚아줘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안 그런 걸 잘했다 싶기도 하네 수양이 마음을 정결케 한다는 말은 이득이 안돼 갈퀴로 자갈들을 골라내 본다 큰 결심 끝에 가는 밭이지만, 갈퀴의 끝은 서럽네 고통을 내주고 한 골 두 골 갈다 보니 어이쿠 저런! 제집 인양 들어앉아 신세타령하는 근심덩어리 경작 기를 빌려와 달래서 내보낼밖에 마음 밭에서 “생명”을 캤다던 이가 나눠.. 2023. 5. 16.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