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똑바로 봐라
S# 19 : 떡볶이 집 / 오후
떡 볶이 집에는 두 테이블에 젊은 남녀 한쌍 씩 앉아서 각각 떡볶이와 순대를 먹고 있다. 영수는 어머니 대신 설거지를 하고 있고, 어머니는 가게 상단에 걸어놓은 벽걸이 TV로 뉴스를 보고 있다.
아나운서 : (카메라 응시하며) 다음 뉴스입니다. 13살 소녀가 성전환 수술을 반대한 자신의 아버지를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기명 기자가 자세한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김기명 기자 : (법원 앞 마이크 들고 카메라 응시하며) 네, 김기명 기자입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에 사는 13살 6학년 여학생이 아버지를 고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13살 영인(가명)이는 본인이 5학년 때부터 남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의 동의를 구하고 성전환 수술을 하길 원했으나, 아버지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제 옆에 영인(가명)이 아버지께서 나와 계십니다. 잠시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영인이 아버지에게) 안녕하세요, 영인(가명) 아버지 (마이크를 영인이 아버지에게 향하며)
영인(가명) 아버지 : 네, 제가 영인이 아버지입니다.
김기명 기자 : (마이크 가져오며) 왜 따님의 성전환 수술을 반대하셨나요? (마이크 영인이 아버지에게 향하며)
영인(가명) 아버지 : 딸아이는 아직 어리고, 착각하는 겁니다. (괴로워한다)
김기명 기자 : (마이크 가져오며) 어떻게 착각이라고 단정 지으실 수 있죠? (마이크 영인이 아버지에게 향하며)
영인(가명) 아버지 : 5학년 새학기 시작 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여아였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동성애 교육을 받고 난 후부터
자꾸만 성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했어요. 가장 친한 친구가 있는데, 남아예요.
그 아이를 자꾸만 따라 하고 흉내 내더니 급기야 이렇게 되었네요. (괴로워한다)
김기명 기자 : (마이크 가져오며) 그런데, 오늘 아이의 성전환 수술을 허락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
이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마이크 영인이 아버지에게 향하며)
영인(가명) 아버지 : (슬퍼하며) 아이는 아직 어려요, 분명 후회할 겁니다.
(눈물이 흐르며) 커서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낳지 못할 거예요.
영영, 평범했던 그 아이의 일상으로 되돌리지 못할 겁니다.
이렇게 어리고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를 (울컥) 어른들이 기다려 줘야 하지 않나요?
누구를 위한 법입니까? 아직 13살입니다. 성전환 이라니요!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겁니까?
김기명 기자 (당황, 마이크를 가져오며) 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급히 방송국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영수 어머니 : (TV 끈다, 안타까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세다! 말세야! 저 어린것을 어떻게 해?
영수 : (설거지하다가 잠시 어머니 보며, 작은 소리로) 엄마! 말 조심해요! (고개를 저으며 눈짓)
영수 어머니 : (주위를 둘러보며, 눈으로 찡끗한다) 알았어
그때, 가게 문이 열리고 영민이가 급하게 들어온다.
영민 : (어머니에게) 안녕하세요, 어머니! (헐떡인다)
영수 어머니 : 영수 보러 왔구나! 근데, 뛰어왔니?
영민 : (영수 보며) 네, (여전히 헐떡인다.)
영수 : (영민에게) 잠깐 앉아 있어, 나 설거지 다 돼가
영민이 테이블에 앉을 때 손님들이 차례로 어머니에게 계산을 하고 나간다. 영민은 뛰어왔는지,
테이블 위에 놓인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영수 : 무슨 일 있어?
영민 : (물컵을 내려놓으며) 응, 큰일이야!
영수 : (놀라며) 뭔데? (설거지를 마치고 영민 테이블로 온다)
영민 : (의자 빼주며) 빨리 앉아! 손님들 들으면 안 돼서 오자마자 말 못 했어!
영수 : 심각한 거야?
영민 : 전도사님일이야
영수 : 전도사님?
영수 어머니 : (떡볶이 젓다가 고개 돌리며) 전도사님이 왜?
영민 : 경찰에 체포되셨어요!
영수, 영민 어머니 놀란다
영수 어머니 :아니, 법 없이도 사실 분이... 왜 경찰에?
영수 : (눈치챈 듯) 길거리 전도 때문이구나!
영민 : 맞아! 마침 지나가던 동성애자에게, 동성애는 죄라고, 회개하라고,
영수 어머니 : (OL) 아이고, 이를 어째! 또 벌금 나오면 이번엔 얼마야?
그거... 그게 무슨 징벌 배상... 있잖아
영수 : 징벌적 손해배상!
영수 어머니 : 그래, 어떻게 하니!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시데?
영민 : 실랑이가 좀 있었는데, 다치시지는 않으셨어요.
영수 :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 내일은 나오실 수 있는 거야?
영민 : 내일 같이 전도사님 만나러 가자
영수 : (끄덕이며) 그래, 그래야지!